1인 1기 (당신의 노후를 바꾸는 기적) - 김경록
“일의 전장戰場을 옮기자.”
1인 1기 - 김경록
고령화·저금리 시대의 안전벨트는 바로 위의 두 가지, 즉 기술 및 전문성에 기반을 둔 인적자본과 연금에 있다. 우리는 이 둘을 추구해야 한다. 일의 가치를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 인적자본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에 기술로 먹고사는 것이 말은 좋지만 현실은 어렵다고 했다. 회사에 있을 때는 모르지만 회사 문턱을 나서면 회사라는 거대한 자본이 받쳐주지 않는 황량한 벌판에 서게 되는 느낌이 된다. 실제로 황량한 벌판이다.
베이비부머들이여, 100세 시대라는 롤러코스터에 올라타기 전에 1인 1기라는 안전벨트를 매자. 1인 1기로 100세 시대를 넘자.
전문성과 기술이 뒷받침되어 있으면 우리는 노후를 다양한 방식으로 살 수 있다. 노후 삶의 자유도가 높아진다.
이러한 빈곤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연금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과 동시에 오랫동안 질이 좋은 일자리를 갖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일을 하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은퇴가 없다.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인 워런 버핏은 85세이고 앤드루 매케나 맥도날드 회장은 86세이다. 80대 경영인 중 상당수가 앞으로 10년은 더 일할 수 있다고 공언한다. 70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랜드마 모제스는 10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림을 그렸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기술을 가져야 하고 나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은퇴 후 11만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별로 없다. 당장 헤쳐 나가야 할 현실의 팍팍함 때문이지만 뇌가 게으른 탓도 있다. 뇌는 당장에 닥친 일이 아니면 먼 미래를 보고 준비를 미리 하는 훈련이 안 되어 있다.
고3처럼 공부를 하고 기술을 익히고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우리나라는 대학교육까지는 사생결단하고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반면 정작 평생교육에는 인색하다. ‘공부하다 죽어라’는 말이 고3 때는 이상하게 들리지 않았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우리도 지금 같은 마음이어야 한다. 대학교 입시공부한다 생각하면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자식이 아닌 나의 ‘제2의 고3’을 실천해보자.
미래의 불확실성에 투자를 한 것이며 숱한 난관들을 이겨낸 결과다. 그래서 강한 의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기술의 길은 들어갈 때는 좁지만 일단 들어가고 나면 넓게 펼쳐진다.
미국의 그랜드마 모제스Grandma Moses, 즉 모제스 할머니는 78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101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붓을 놓지 않았다. 23년 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그녀는 1,600여 점을 남겼다. 매주 1.3점의 그림을 그린 셈이다. 놀라운 것은 100세에서 101세까지 그린 그림이 무려 25점이라는 것이다. 늦게 시작하더라도 건강하게 오래 살면 우리도 얼마든지 가능한 얘기다.
다만 다음의 네 가지 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을 각 개인이 노후에 가져야 할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첫째, 혼자 설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 다른 사람보다 훨씬 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감동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그냥 취미로 가지고 있는 기술은 기술이라 할 수 없다.
셋째,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차별화된 부가가치를 제공하면 돈이 그 대가로 들어온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시장에서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노후에 오래 오래 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
자신만의 주특기는 생존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런 믿음이 있는 기술이 없으면 승부수를 띄워볼 수도 없다. 우리의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결정적인 순간에도 나를 살릴 정도의 기술은 하나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술은 언제 펼쳐놓아도 상대방을 넉아웃시킬 자신감이 있는 필살기여야 한다.
노후에 쓸모 있는 기술은 무엇이 있을까? 아무래도 사회의 변화에 역행하지 않는 분야, 시니어 비즈니스 분야, 고령자 친화적인 분야라고 볼 수 있다. 이것들 중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 제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빛을 발하는 게 아이러니하게도 손으로 하는 직업과 인간의 감성과 관계된 영역이다. 전문가들은 미래에 살아남을 직업으로 빅데이터 분석가 외에 교사, 목사, 의사, 변호사, 벽돌공 등을 언급한다. 사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직업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한다.
아마추어는 잘 배우려 하지 않지만 프로는 끊임없이 배우고 교정한다. 아마추어는 코치에게 배운 것으로 즐기려 하는 반면에 프로는 최고가 되기 위해 자신을 발전시켜나간다. 노후의 기술은 프로 수준이어야 한다. 전문가 경지에서 바둑 8집이면 승패가 결정난다. 인생에서 인연을 만들어야 기회도 만들어진다. 코칭을 통해서 배우자.
실행력도 중요한 능력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은 아이디어라도 그것을 사업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사물이나 현상을 볼 때 사업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이런 마음의 태도만 있다면 실행에 옮기는 일은 실행력이 좋은 사람과 같이하면 된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디어를 초기에는 스티브 워즈니악이 거의 다 실현시켜주었다.
유홍준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든 사람이 장인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장인정신은 가질 수 있다. 무엇이든 끝까지 하려는 자세와 노력은 누구든지 가질 수 있다. 모든 것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장인정신은 결국 ‘노력’이라는 결론으로 도출된다.”
핵심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경쟁우위가 있는 기술이나 제품을 가지고 있고, 이 제품에 대한 확고한 고객 기반을 보유하며, 지배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기술이나 제품에서 경쟁력이 있는 핵심에 집중하고, 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재투자해야 한다. 자신의 제품에 열광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해야 하며 이렇게 구축된 생태계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여 성장해야 한다.
1973년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M. Granovetter가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친구, 가족, 직장동료처럼 강한 유대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주기보다는 오히려 약한 유대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의외로 친구의 친구나 어디서 명함만 주고받은 사람들, 모임에서 몇 번 만난 사람들이 일자리를 소개해주기도 한다. 따라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명함을 잘 교환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뭘 하는지를 잘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처럼 친밀한 관계보다는 여러 사람을 두루 알고 여러 정보를 접하는 게 도움이 된다. 얕게 아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다양한 정보에 접할 수 있다.
네트워크와 브랜드의 결합은 수소폭탄 폭발 과정에서 핵을 융합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네트워크 사회에서 1인 기업을 할 때 브랜드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개인은 브랜드를 어떻게 쌓아가고 관리해야 할까?
정체성과 표현 방법을 생각하자
고유한 마크나 표시를 가져보자
스토리를 만들어보자 사람들은 깔끔한 명사로 정리된 문장보다 동사가 많이 들어간 이야기를 잘 기억한다.
유행을 좇아 이리저리 변하지 말자.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꾸준하게 매진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는 사람을 좋아하며, 꾸준하게 매진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한 스토리를 높이 산다.
고객을 좇지 말고 자신의 핵심역량에 집중하자 고객의 다양한 성향을 좇기 위해 너무 노력하다 보면 마치 토끼몰이를 하면서 사람들의 간격을 너무 넓게 펼친 꼴이 된다
장기적 고객관계를 위해 정서적 연계가 필요하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
나의 브랜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하자
전문성과 기술로 작은 영역에서 승부하는 곳으로 가자. 창업이든, 창직이든, 재취업이든, 사회봉사활동이든 좋다. 혈혈단신으로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백척간두 진일보百尺竿頭 進一步라는 말처럼 한 걸음 내딛으면 거기 새로운 세상이 있다. 용기를 내고 하나씩 차근히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 필드는 생각보다 따뜻하고 정이 넘치며 인간적인 곳이다. 이윤만이 지배하지 않고 창조의 가치가 꿈틀대는 곳이다. 노후에 중요성이 커지는 비재무적인 영역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성경』의 「마태복음」 13장에는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밭을 사느니라”라는 비유가 있다. 밭에 감추인 보화는 평범한 일상에 생각지도 않은 보물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평범한 1인 1기 속에 노후를 행복하게 해줄 보화가 있다. “일의 전장戰場을 옮기자.”
나는 은퇴는 아직 나에게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나는 이제 앞으로 무엇을 오래 해야하는가 질문하게 되는데, 이책은 앞으로 한사람당 가져야할 한가지 이상의 기술, 나만의 필살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하는 가? 내가 계속 고민했던 나의 고유한 브랜딩에 관해서 나름대로의 통찰을 받았고, 더 늦기전에 지금 꼭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은퇴를 준비해야하는 나의 마음가짐이 마치 제2의 고3을 사는 것처럼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함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