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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송길영

Artist'sNote 2024. 5. 23. 05:38

그냥 하지 말라-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송길영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소설가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죠.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모두에게 균등하게 온 것은 아니다
The future is already here―It’s just not very evenly distributed.”


어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모두가 균등하게 불이익을 당하는 게 아니라, 전환기에 있는 이들에게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다 같이 위기를 겪고 있지만 특별히 중요한 인생의 전환기에 서 있는 분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이고, 함께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교훈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삶에서 취향과 애호라는 것이 무척 소중해지고 있다는 것도 실감하게 됩니다.

첫째, 분화하는 사회. 우리는 혼자 살고 좀 더 작아진 집단으로 가고 있습니다.
둘째, 장수하는 인간.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오래 살고 젊게 삽니다.
셋째, 비대면의 확산. 이는 기술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대면을 꺼리기 때문에 강화됩니다.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충실히 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생각을 먼저 하면 돼요.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테니까요.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Just do it’이 아니라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일상에서 생각을 많이 하십니까? 생각이란 사실 몹시 피곤한 행위입니다. 더욱이 생각은 혼자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협의하여 그중 가장 나은 것을 선택하는 과정까지 포함되는데, 이 단계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실시간 생각할 것을 요구받고 있어서 힘든 것입니다.

변화는 중립적이어서 그 자체가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내가 준비를 해놨으면 기회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될 뿐입니다. 그렇다면 사회 변화를 불평하는 것보다는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다면 각자는 더 먼저 가 있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옛날은 좋고 지금이 나쁘다고 한탄할 게 아니라, 그저 내가 준비할 수 있을지, 우리가 지혜로운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옳을 듯합니다.

가장 먼저, 본인의 가치관을 의심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건 앞으로도 유효하겠죠. 어떤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관행적으로 해왔던 행동을 다 지켜야 한다는 강박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건 남기고 아닌 것들은 이번에 과감하게 다시 정의해보자는 마음가짐이 우리가 변화와 위기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이자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

예전 방식을 고수하는 것보다 지금의 새로운 방법과 데이터를 현행화하여 이를 기반으로 좀 더 지능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과거에서만 배우는 게 아니라 오늘도 본다면, 지금으로부터 미래를 볼 수 있으므로 그만큼 우리는 좀 더 현명해질 수 있습니다.

프로스펙티브 방식 하에서는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이해하는 데이터 해석능력이 반드시 필요해질 것입니다. 이것이 생존확률과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떤 근거가 있는가’를 의사결정의 출발점으로 삼는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말 그대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하는 것입니다. 투명한 정보를 관리하고, 그것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인텔리전스를 만들면 우리 인간 한 명 한 명이 브레인이라는 슈퍼컴퓨터를 지닌 엄청난 존재이므로 개인들의 연합으로 집단지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삶에 투명성을 반드시 탑재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나우 데이터로 기록되는 시대임을 잊지 마세요. 투명한 시대에는 의사결정 과정과 근거, 나아가 우리 삶 또한 투명해야 합니다. 투명성의 가장 큰 이슈는 단계별 충실함입니다. 지금까지는 끝이 좋으면 좋은 거였는데, 이제는 모든 단계가 좋아야 해요. 과정이 중요해집니다. 과거에는 과정의 중요성을 주로 ‘어떻게 효율을 높일지’의 범주로 생각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절차적 정당성’의 이슈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열심히 해야 하고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코로나로 일상이 정지됐을 때, 우리는 멈추어 생각해볼 기회를 맞았습니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 이번 기회에 더 나은 것을 선택해보면 좋겠습니다. 넘어진 김에 정비해보자는 것입니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현행화 노력에 데이터 기반 사고, 이성적 사고, 과정의 충실함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로봇이 우리가 기대한 만큼 진화해간다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산업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닐 테니 소수는 자기 업을 지킬 것입니다. 나머지는 대체되고요. 이미 많은 경쟁이 산업 경쟁이라기보다는 개인 경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때 각자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바야흐로 사람이 상품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다니엘 핑크가 말했죠. “파는 것이 인간이다To sell is human”라고요. 같은 제목의 책에서 그는 현대의 노동자들은 유형이건 무형이건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팔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온갖 국룰이 생겨난 이유는 타인으로부터 내 평판과 효율을 극대화하고 싶어서입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으니까. 그러나 이 기준이 너무 높습니다. 평범한 게 판교 신혼부부라면 출발부터 불행을 잉태한 거죠. 무엇보다 평균, 중간을 추구한다는 국룰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서글프게도 중간의 인간은 대체됩니다. AI는 중간을 학습해요. 그런데 우리 인간이 지금 중간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슈는 대체 가능하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내 것’이 되겠죠. 과연 무엇을 ‘내 것’이라 할 수 있을지 데이터를 보니 두 가지 길이 나왔습니다. 하나는 플랫폼 소유주가 되는 것입니다.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은 나만의 작은 비즈니스를 하되, 장인匠人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플랫폼을 만들거나 장인이 되는 것. 즉 프로바이더가 되거나 크리에이터가 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1등이 되어야 하고요. 가운데는 없어요. 결국 이 이야기의 무섭고도 슬픈 결말은, 우리가 완전체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어정쩡한 중간이 기계에 대체되는 세상에서는 조직 또한 완성된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로 변화할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 재목을 키우는 게 아니라 이미 검증되고 완성된 사람들, 프로페셔널이 모인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능성을 보고 사람들을 뽑아서 가르쳤다면, 이제는 훌륭한 분들을 모셔와서 함께 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걸로 전체 구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아닌 실제로 해낸 실무 능력을 파는 것입니다. 기업으로서는 그런 훌륭한 분들을 어떻게 모셔오느냐가 관건이겠군요. 인정이 더 중요합니다. 내가 한 일에 대해 깊이 인정하고 전문성을 공감해주는 것이 더 소중합니다.

나의 기록물은 곧 내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며, 내가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될 테니까요. 이 생각을 확장하면 ‘자기표현주의self expressionism’가 됩니다. 내 삶을 어떻게 표출해서 나를 증거할지 결정하는 것이죠. 여러분이 하는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상의 모든 행위는 의미가 있고 욕망이 있습니다. 이처럼 내가 소비하는 행위 자체가 특정 의미를 구현하고 드러내는 행동입니다. 내가 사용하는 브랜드가 나를 표현하는 메시지가 되는 것입니다. 착한 브랜드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브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친환경 텀블러를 굿즈로 주는 게 아니라 우리 제품 자체가 의미를 지녀야 해요. 그런 게 있냐고요? 잡스가 만든 애플이요. 사람들은 애플이 착한 일을 해서가 아니라 애플이 자랑스럽기 때문에 구매합니다.
내가 봤던 모든 흔적이 남고, 그 콘텐츠를 기반으로 추천리스트가 뜨기 때문에 오히려 메이팅의 확률은 결혼정보회사보다 왓챠나 넷플릭스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가 메시지가 된다면 함부로 관계를 맺을 수 없겠죠. 내가 누구를 팔로우하고 있느냐도 누군가에게는 판단의 근거가 될 테니까요.

이 모든 것이 결국 라이프스타일로 수렴됩니다. 라이프스타일도 메시지입니다. 세상에 없던 혹은 타국의 부러운 스타일을 선망했다면, 이제는 나만의 것을 만드는 것으로 우리의 삶이 올라가고 있음을 우리는 관찰하는 중입니다. 내가 가진 자원과 능력이 한정돼 있지만, 나만의 스타일을 양보하거나 뒤로 미루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이처럼 구매는 그 브랜드가 말하는 가치에 대한 동조고, 콘텐츠의 수용은 지적 취향에 대한 선언이며, 특정인을 팔로우하는 것은 연대에 대한 증명이 되니 이 행위들은 결국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세상에 천명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있다고 신호를 보내는 거죠. 이들 행위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면 나에 대한 이해가 될 것입니다. 나의 모든 것이 나를 설명하는 메시지가 됩니다.

이제는 나의 메시지를 섬세하게 만들고 쌓아가는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나를 드러내는 자기표현주의의 중요한 미션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 고군분투를 각자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멋있게 표현하면 자기계발입니다. 이것을 한때 하고 마는 게 아니라 꾸준히 하면서 흔적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기록으로 남습니다. 내 의지와 그 표상을 기록하는 것이죠. 따라서 나를 드러내는 기록은 주체가 나여야 합니다. 내 의미를 담으려면 내가 주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출발점을 찍고, 조금씩 확장해가고, 그것을 기반으로 수련하고, 결과에 대해 오롯이 책임지고, 내 이름이 쓰이게 될 때 나를 표현하는 기록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이제는 스스로의 흔적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 곧 나의 프로파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첫째, 직접 하셔야 하고요. 둘째,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 성장 과정이 나의 자산으로 환금될 것입니다. 일종의 사회문화적 자본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나의 업이 될 테니까요.

우리는 착한 이야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고통스럽다면 희망을 잃을 수 있고 그 스트레스가 내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무언가 좋은 이야기가 나오길 바라고 그것이 확장되길 기대합니다. 그 수혜자가 내가 될 수도 있으므로 선한 영향력의 네트워크가 이어지길 바라는 거예요.

“진정성의 정확한 실체는 모르지만 진정성 없는 것이 무엇인지는 직관적으로 알고 있으며 ‘진정성’이 뭐든 간에 사람들은 그것을 원한다.” 사람들이 진정성을 찾고 있지만 그게 뭔지는 잘 모르는데, 그 와중에 이 사람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안다는 것입니다.

젊은 세대의 관심사는 ‘근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 만든 이의 의도를 알고 싶은 거예요. 의지를 알고 싶은 것입니다. 누가 시류에 편승한 무임승차자인지 알고 싶은 거예요. 동시에 처음부터 해온 그 사람의 굳은 의지와 역사를 알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사람들은 진짜를 판별하고, 근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진짜를 찾고 있어요. 즉 의도가 선한 것인가 혹은 평가와 보상을 원하는 것이었는가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이렇게 채록된다는 것은 우리의 삶이 언제든 검증되고 대상화될 수 있는 사회로 진입했음을 말해줍니다. ‘역사가 말해준다’는 말은 훗날의 평가를 통해 그 시대의 공과가 정리된다는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개인의 역사가 검증됩니다.

그러니 늘 조심하고 늘 사려 깊게 사는 삶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다시 말하지만 착하게 살아야 해요. 근원적으로 착해야 합니다. 그래야 일탈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고 착한 척한다면, 긴장이 풀어진 순간 단 한 번의 일탈이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이 모든 개인의 정보가 줌인되어 확대되고, 환기되고, 재생될 수 있으므로 앞으로는 ‘일상의 매 순간이 항상 건실해야 한다’는 삶의 법칙이 각자에게 요구될 것입니다.

사회가 착해지고 있어요. 적어도 남을 직접 해치는 행동이 줄어들었다는 면에서 문명화된 것은 분명합니다. 개개인의 선한 행동이 공공선을 만들기도 하고, 무엇보다 착한 일이 독려받을 만큼 사회가 선을 추구하고 고양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모든 행동이 결과만 남는 게 아니라 과정으로 채록되고, 그것으로 충분한 보상이 되고, 다시 친구들에게 번져가는 시스템이죠.

기업의 선한 활동을 요구합니다. 이제는 효율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존재의미를 증명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개개인의 고민과 삶의 비전을 포괄하는 조직의 비전을 요구하게 될 테니까요. 효율을 넘어 의미로 승화되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마음으로 공감하는 소비자 및 사회와 소통할 것을 요구받을 것입니다. 검증 프로세스가 더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에라도 ‘정말로’ 해야 합니다.

앞서 ‘인간인 나는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그 답이 기술이 아닌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오리지널리티, 저작권을 가져야지 기술이나 기예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창시자가 돼야 해요. 오리지널리티 없이 기술을 습득한다면 기술이 자동화되기 시작했을 때 나의 가치를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곧 창의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숙련이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생각을 먼저 해야겠죠. 과거처럼 도제로 들어가서 기술을 익히는 게 먼저가 아니에요. 무엇을 할 것이며 누구에게 배울 것인지, 생각을 먼저 해야 합니다.

진정성authenticity의 어원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것입니다. 결국 진정성 있는 행동이란 내가 의도하고, 내가 행한 거예요. 이를 업의 관점에서 풀어보면 주체성과 전문성이라는 두 가지 덕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한다는 건 첫째는 의지의 문제이고요, 둘째로는 전문성의 문제입니다. 즉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느냐입니다. 이 두 가지를 갖춘 순간, 우리는 신뢰를 얻습니다. 우리는 그런 분들을 장인 또는 예술가라 부릅니다. 일의 주체가 나인 것입니다. 진정성은 주체가 추구하는 가치가 있는지, 그것을 위해 정해진 의무를 넘어 헌신하는지까지 올라갑니다. 그의 인생의 지향점이 정말 그 가치를 선호하는지까지 가는 것입니다.

첫째, 내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둘째, 내가 직접 해야 합니다. 내가 해야 그에 따른 전문성과 주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먼저 하세요. 남들이 잘하는 걸 따라 하는 걸 좋은 말로 벤치마킹이라 하죠. 그러나 이제 그 행위는 시류에 편승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쉽습니다. 벤치마킹은 리스크를 피해가는 요소로 쓰셔야 해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구글에 검색해본 다음, 같은 게 나오면 안 하는 것입니다.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걸 해야지, 나오는 걸 하는 순간 카피캣이 됩니다. 이런 작업을 꾸준히 하면 나만의 신용이 쌓일 테고, 그것이 브랜딩이 되겠죠. 저는 이것이 진정성의 시대에 개인의 덕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들이 하는 건 하지 않는 것, 반골이죠. 저는 이것을 존재의 의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다르니까요. 그리고 소중하니까요.

알리는 게 아니라 발견되는 것 - 내가 어떤 걸 전략적으로 의도한 게 아니라 그저 내 삶에서 건실하게 구현하고 있었는데 비로소 대세가 되는 것이죠. 그렇게 발견되기 위해서라도 먼저 해야 하고, 오래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관성 consistency이 중요합니다. 일관되려면 지향점이 한결같아야 하므로 그걸 설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해요. 먼저 원을 그리고, 그 원에 내 활동들을 정합시키는 작업을 하라는 것입니다.
내 행동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 완결돼야 하지만 전체를 보았을 때에도 맥락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메시지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는 게 앞으로의 미션이자 비전이 될 것입니다.

각자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보기에 일부러 찾을 필요는 없고, 자연스럽게 떠올라야 할 것 같아요. 어릴 적 좋아했던 것이 있는데 그걸 잊고 어느 순간엔가 사회적 압력과 남들의 기대에 치여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기억해내는 것만으로도 내 꿈을 찾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행을 지속하면 어느 순간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 존 듀이는 이것을 ‘하나의 경험an experience’이라 표현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잡아서 한번 해본다, 그걸 숙련될 때까지 지속하면 어느 순간 예술적 형태의 러너스하이runner’s high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가 덕업일치의 순간이겠죠. 나아가 나의 애호와 진정성이 일상의 기록으로 남으면, 그 자체가 자산이자 전문성이 되므로 그걸 기반으로 무언가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물건이 아니라 상징을 파는 것입니다. 나아가 이야기를 파는 거예요. 상징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과정에서 브랜드나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축적되겠죠. 자연스레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는지가 나의 안목 또는 조예를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철학적으로 합의되는, 사상적 동의가 되는 브랜드는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고객으로서 또는 구성원으로서 말이죠. 이게 곧 팬덤이에요. 팬덤이란 상대방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고, 내가 그걸 구입하는 행위는 거칠게 비유하면 헌금을 내는 것과 같아져요. 그런 마당에 가격을 논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원류란 없다는 게 앤드루 포터의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문화는 계속 복제되기 때문에 원류란 게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이긴다고 말합니다.
즉 진정성은 상대적이므로 몰입의 총량이 큰 사람이 이긴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에요. 결국 어떤 가치를 끝까지 추구하는, 하드코어한 쪽이 이기는 겁니다.


결국 우리는 고민의 총량을 파는 것입니다. 하나하나에 다 의미와 상징을 새겨넣고, 그런 다음 상대에게 넌지시 얘기해주는 거예요. 고민의 총량이란 내가 했던 시도의 총합이므로, 내 전문성 및 숙고의 결과를 파는 것입니다. 이는 시간의 축적도 있지만 이해와 지식의 총합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해박함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결여돼 있으면 노동을 팔아야 하는데, 노동은 AI가 가져갈 테니까요.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원류로서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드는 작업이지, 예전처럼 여기 우리 제품이 있다고 알리는 데 몰두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우리가 집어넣은 상징을 이해하고 원하는 사람에게만 다가가면 됩니다. 그들이 전파자가 될 테니까요. 헤리티지를 해석해주는 사람이 붙고, 이들이 문명을 전파하듯 사방에 퍼뜨리는 것이 곧 바이럴 구조 아닌가요? 여러분의 메시지에 공감한다면 사람들이 수용하는 것은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실제로 이에 부응해 많은 브랜드가 상업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 만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에 걸맞은 철학적 합의도 만들어지고 있고요. 따라서 우리는 이에 부합하는 작업을 하면 됩니다. 깊은 걸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든 의미의 밀도에 사람들이 매료되고 사방에 전달할 겁니다. 우리의 고민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상대방을 찾는 것이 시장을 찾는 것이고, 팬덤을 쌓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가? 그 일을 어떻게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갈 것인가? 이처럼 적응을 위한 노력이 내재화된 삶을 산다면, 더이상 적응과 일상을 분리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덕과 업이 일치되는 것입니다.
내 일이 전문화됐다 해도 전체와의 상호연관성이 희미해지면 그 결과물이 어떨지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또 소외됩니다. 분업화되는 일은 언젠가 프로세스화되고, 그러면 자동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기 역할을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체 시야를 가지고 내가 하는 일을 하나의 업으로 승화시킬 만큼 수련과 관점을 높이는 작업이 요구됩니다. 그렇게 내 삶을 정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생활근육이 저는 ‘성장’이라 생각합니다.

매일같이 일을 하면 내 안에 근육이 남습니다. 이 생활근육이 말하자면 성장의 지표입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한 운동, 성장을 위한 삶을 사는 게 아니에요. 내가 삶에 꾸준히 적응한 결과가 성장이라는 생활근육으로 올라오는 것입니다. 성장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훈장처럼 주어지는 것입니다.

첫째는 이성적 사고입니다. 데이터가 남고 각자의 기록이 나의 메시지가 되기에 생각 없이 시도하면 안 됩니다. 특히 만나지 않은 채 협업하는 세상에서는 이성적 사고가 무척 중요합니다. 이제는 데이터 리터러시, 통계적 해석능력,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능력이 누구에게나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는 업의 진정성입니다. 이성적 사고가 충족되면 자신의 업에 대해 다시 정의하고 적용해보아야 합니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이 진짜 자기 것이어야 하고 서로 어긋남이 없어야 합니다. 따라서 업무에 필요한 전문적 지식은 당연히 요구될 것입니다. 자기다움에 대한 추구, 직업윤리도 필요하고요. 진정성이란 곧 자기다움의 윤리니까요. 직업이라는 것 자체가 여럿이 합의한 분업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은 사회적 역할 속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셋째, 이렇게 진정성을 기반으로 협업하는 것은 결국 공존으로 연결됩니다. 그것도 성숙한 공존입니다.

여기에는 모두의 자질이 훌륭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그 전제하에, 경쟁이 아니라 함께 가는 상보의 문화가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함께할 때 더 많이 배우게 되고, 사람들과 토론할 때 나오는 상호작용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도반, 즉 사제나 사형 같은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좋겠죠. 반면 구성원 사이에 협력의 라포가 형성되지 않으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어렵습니다. 하찮은 아이디어라도 ‘그 생각 재미있네’ 하는 분위기에서 용기가 고양되는 건 당연하죠. 수평적 문화에서는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높이 올라갈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현행화가 중요합니다. 본인의 배경능력이나 경력을 업데이트하는 것입니다. 업무 경험이 있지만 또 배우는 거죠. 이를 다른 말로 커리어 관리라고도 합니다. 이 노력을 나이 들어서도, 살아가는 내내 하게 될 것입니다. 업에서든 개인생활에서든 인간은 상호작용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므로, 함께 성장하려는 노력도 평생 계속되어야 합니다.

10년 전을 돌아보고 얼굴이 붉어지다 다시 든 생각은, 10년 후에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멈춰 있지 않고 천천히라도 나아지고 있다는 안도감 때문입니다. 같은 일을 숙련하는 것에 그치는 것뿐 아니라, 선비는 사흘만 지나도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야 한다는 〈삼국지〉 속 여몽의 이야기처럼 더 나아짐을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우리 삶의 의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세상의 변화에 내 몸을 맞추는 과정을 성실하게 치러내시길 바랍니다. 성실은 의미를 밝히고 끈기 있게 헌신하는 것입니다. 근면은 생각이 배제된 성실함이고요. 앞으로의 시대는 생각 없는 근면이 아닌 궁리하는 성실함이 필요합니다. ‘그냥 하지 말라Don’t Just Do It’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전문가는 학력이나 이력, 경력을 내세우는 전문가가 아니며, 단순히 덕후도 아닙니다. 근본이 있고 애호와 전문성을 갖추며, 그런 자신을 브랜딩할 수 있는 개인들이 살아남을 겁니다. 깊게 하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깊이 들어가면 오래하게 되고, 자연스레 역사가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을 믿고 지지해줄 팬덤이 생기죠. 그게 곧 브랜딩 아닌가요?

이를 위해서는 자기 것을 만들고, 현행화를 통해 나의 능력과 사회성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재사회화입니다. 재사회화는 깨어 있으려는 노력입니다. 과거의 기준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변화에 맞춰 혁신을 수용하는 자세가 우리를 과거가 아닌 현재에, 나아가 미래에 있게 할 것입니다.

 

코로나때 모두가 혼돈이였던 시기에 나와 한번 읽었던 책이였는데, 기억속에 사라졌다가. 유투브에 송길영 박사님의 신간 소식을 보다가 이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어떤 시기에 어떤 책을 읽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느꼈던 책이다. 

그전에도 메모를 많이 해놨었는데, 따로 기록해두지 않으니 잊어버리고 말았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메모하니 이렇게 주옥같은 말들이 많을수가. 이분의 생각의 깊이가 남다르구나 느꼈고,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오래 (10년 이상) 아주 성실히 꾸준하게 기록을 남기면서 성장하는 것, 나의 주관성과 전문성이 결합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일임을 너무 깊이 깨닫는다. 

나는 이제 주체적으로 내 전문성을 어떻게 더 해박하게 숙련할 것인지, 그리고 재사회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어떻게 현재에 변화에 맞춰 혁신을 수용할 것인지, 그리고 이것을 더 발전 시킬 수 있는 함께 할 수 있는 도반과 공동체를 어떻게 찾을 것인지 고민해봐야겠다. 

갑자기 바뀌는 세상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하지 하고 패닉에 빠지지 말고, 지금까지 하던 것을 좀더 신중하게 깊이 생각하고, 나의 진정성을 담아 세밀하게 기록 하는 것, 나의 모든 것이 나의 메세지가 되는 것 임을 잊지 말고, 오롯이 나라는 사람 전체를 생각하고, 일상의 매순간 착하고 건실하게 '나답게' 사는 것, 나의 인생이 전체가 맥락의 일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오늘도 나아가되, 성실히 궁리하며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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